
이하선염(Parotitis)
이하선은 얼굴 양옆의 귀와 턱 사이에 자리 잡고 있는 침샘 중 하나입니다. 이하선염은 주요 침샘 질환 중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염증성 질환입니다. 이하선(귀밑샘)이 붓거나 염증이 생기는 상태를 말하며, 단순히 해당 부위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전신 질환의 한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감염, 침샘관 폐쇄, 자가면역 및 대사 질환, 약물 부작용, 구조적 이상 등 원인은 매우 다양합니다.
흔히 '볼거리(유행성 이하선염)' 이라고 부르는 질환이 대표적이지만, 이하선염은 이 외에도 침샘 결석, 자가면역 질환, 치과 문제, 바이러스 및 세균 감염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증상의 지속 기간에 따라 급성 또는 만성으로 구분합니다. 주로 통증을 동반하며 한쪽 이하선이 붓고 침 분비가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단, HIV나 대사성 질환, 일부 침샘 종양으로 인한 경우에는 양상이 다를 수 있습니다.)
□ 이하선의 구조적 특징과 이하선염의 발생 기전
귀 앞쪽에 위치한 이하선은 안면신경을 기준으로 얕은 층(천엽)과 깊은 층(심엽)으로 나뉩니다. 여기서 만들어진 침은 '스테논관(Stensen duct)'을 통해 위쪽 두 번째 어금니 맞은편 구강 안으로 분비됩니다. 이 관이 막히면 침이 정체되면서 이하선염 발생 위험이 커지는데, 이는 감염이나 염증, 전신 질환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급성 또는 만성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 감염에 의한 원인
· 세균성 감염
갑작스러운 통증과 부종이 특징입니다. 주로 탈수, 침샘관 폐쇄, 구강 위생 불량으로 인해 침이 정체될 때 발생합니다. '황색포도상구균'이 가장 흔한 원인균이며, 당뇨 환자나 입원 환자의 경우 특정 세균(클레브시엘라, 녹농균 등)에 의한 감염 위험이 높습니다. 드물게 결핵이나 방선균증이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 바이러스성 감염
'볼거리'가 가장 대표적이며 HIV, 독감, 헤르페스, 코로나19(SARS-CoV-2) 등도 이하선염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특히 HIV 환자의 경우 이하선 내에 생기는 양성 림프상피성 낭종이 부종의 주원인이 됩니다.
□ 폐쇄성 원인
침샘 결석(타석증), 침샘관 협착, 이물질 등으로 침의 흐름이 물리적으로 막히면 이하선이 부어오릅니다. 특히 식사 중이나 침 분비가 자극될 때 주기적으로 부어오르는 양상을 보입니다. 관악기 연주나 양압 환기 시 공기가 역류하여 발생하는 '공기 이하선염', 틀니 등에 의한 외부 압박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폐쇄가 반복되면 침샘 조직이 손상되어 만성 침샘염으로 진행되기도 합니다.
□ 염증 및 자가면역 질환
· 비감염성 염증
방사선 치료, 방사성 요오드 치료 또는 CT 검사 시 사용하는 조영제 등에 의해 침샘 조직이 손상되어 부종이 생길 수 있습니다.
· 소아 재발성 이하선염
뚜렷한 감염이나 폐쇄 없이 반복적으로 붓는 질환으로, 침 분비 부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아토피나 비만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자가면역 질환
쇼그렌 증후군, 사르코이드증, 류마티스 관절염, 루푸스 등은 만성적인 이하선 염증을 유발합니다.
□ 대사 질환 및 약물 부작용
통증 없이 침샘이 비대해지는 '타액선증(Sialosis)'은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자주 나타납니다.
· 대사 요인 : 당뇨병, 영양실조, 간 질환, 알코올 사용 장애, 거식증/폭식증 등
· 약물 요인 : 클로자핀(정신과 약물), 요오드 조영제, 일부 항콜린제 등
□ 종양 및 기타 희귀 원인
· 종양
이하선에 생긴 양성 또는 악성 종양은 대개 통증 없는 만성 부종으로 나타납니다. '다형선종'이 가장 흔한 양성 종양이며, 악성으로는 '점표피양암종' 등이 있습니다.
· 기타
경동맥 내막 절제술 같은 수술 중 자극이나 외상, 혹은 기무라병이나 로사이-도프만병 같은 희귀 혈액·면역 질환에 의해서도 이하선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이하선염의 주요 증상
이하선이 부어오를 때 나타나는 증상은 원인 질환에 따라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증상이 동반됩니다.
· 부어오른 부위의 통증
· 발열 및 오한
· 두통 및 인후통
· 전신 무력감 또는 피로감
· 식욕 부진
· 입안이나 눈의 건조함(주로 쇼그렌 증후군과 연관된 경우)
특히 급성 이하선염 환자는 부어오른 부위를 만졌을 때 극심한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만성 이하선염의 경우에는 통증이나 불편함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입니다.
이하선염을 진단하기 위해 의료진은 먼저 환자의 얼굴 상태를 육안으로 확인합니다. 귀 앞부분부터 턱선을 따라 피부를 조심스럽게 눌러보며 부종의 범위와 통증의 정도를 파악합니다.
이하선염 여부를 더욱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 귀 뒷부분부터 앞쪽 방향으로 이하선 부위를 부드럽게 마사지하듯 압박할 수 있습니다. 이는 침샘관을 통해 고름과 같은 비정상적인 분비물이 섞여 나오는지 확인하기 위함입니다.
□ 감염성 원인 확인
급성 화농성 이하선염이 의심될 경우, 의료진은 스테논관을 통해 고름이 나오는지, 부어오른 부위에 액체가 고여 출렁거리는 느낌이 있는지 검진합니다. 또한 안면신경 마비나 농양 형성, 루미에르 증후군 같은 심각한 합병증 여부도 함께 살핍니다.
이를 위해 귀 뒷부분에서 앞쪽으로 마사지하여 배출된 고름으로 세균 배양 검사를 실시합니다. 농양이 생긴 경우 초음파를 보며 미세한 바늘로 액체를 뽑아내어 분석합니다.
한쪽에만 낭종이 생기며 부어오른다면 HIV 검사를 권장할 수 있습니다. 결핵 관련 이하선염이 의심될 때는 조직 검사와 전용 PCR 검사를 시행하며, 확진 시 폐결핵 동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흉부 엑스레이 검사도 진행하게 됩니다.
□ 폐쇄성 원인 확인
침샘 결석은 주로 환자의 증상을 통해 진단합니다. 식사 중이나 음식을 생각할 때 통증과 함께 침샘이 부어오르는 특징적인 병력을 확인하며, 직접 만져보거나 침샘관 입구에서 결석을 육안으로 확인하기도 합니다. 진단이 불분명하거나 종양이 의심될 때는 CT검사를 우선적으로 시행합니다. 초음파는 2mm 이상의 결석을 90% 정도 찾아낼 수 있지만, 종양이나 침샘관 협착을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 염증 및 자가면역 질환 확인
· 소아 재발성 이하선염
병력 청취와 신체 검사를 기본으로 하되, 볼거리나 쇼그렌 증후군 등 다른 질환이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혈액 검사를 병행합니다. 초음파 검사 시 침샘 조직이 불균일하거나 어둡게 보이는 결절 양상이 나타나는 특징이 있습니다.
· 쇼그렌 증후군
미국 류마티스 학회 기준에 따라 5가지 항목의 점수를 합산하여 확진하는데, 총점이 4점 이상일 경우 일차성 쇼그렌 증후군으로 분류합니다.
□ 대사 질환 및 약물 요인 확인
통증 없는 비대증인 '타액선증'은 환자의 기저 질환과 신체 검진을 통해 판단합니다. 초음파상 침샘이 전체적으로 커져 있고 균일하게 밝게 보이는 특징이 있다면 추가 검사 없이 진단이 가능합니다.
□ 종양 확인
혹이 만져진다면 발생 시기, 크기가 커지는 속도, 통증 유무, 안면 마비 증상 등을 상세히 확인합니다. 과거에 얼굴이나 두피 쪽에 피부암을 앓은 적이 있는지도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초음파로 겉 부분의 병변을 우선 살피며, 종양이 깊은 곳에 있거나 악성이 의심될 경우 CT나 MRI 촬영을 필수적으로 진행합니다. 최종 확진은 미세침 흡인 세포 검사나 초음파 유도하 총생검을 통해 양성 및 악성 여부를 가려냅니다.
이하선염의 치료는 발생 원인에 따라 달라집니다.
□ 감염성 이하선염의 치료
급성 화농성 이하선염은 감염이 머리와 목의 심부 조직으로 퍼질 위험이 있어, 초기에는 입원 치료를 원칙으로 합니다. 정맥 주사를 통한 수분 공급, 항생제 투여, 온찜질, 구강 위생 관리 및 진통제 처방이 이루어집니다. 침 분비를 돕기 위해 레몬 사탕 같은 침 분비 유도제 사용과 침샘 마사지를 권장합니다. 통상 10~14일간 치료하며, 증상이 호전되면 먹는 약(경구 항생제)으로 전환하여 퇴원을 준비합니다. HIV나 결핵에 의한 이하선염은 원인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우선이며, 농양(고름집)이 생긴 경우 반드시 배농술을 시행해야 합니다.
□ 폐쇄성 이하선염의 치료
침샘 결석으로 인한 폐쇄는 보존적 요법을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충분한 수분 섭취, 침샘관 마사지, 온찜질, 신 사탕 등을 통한 침 분비 유도를 시행합니다. 통증 조절을 위해 소염진통제를 사용하며, 2차 감염이 의심되면 항생제를 처방합니다. 그러나 보존적 요법으로 해결되지 않을 경우 시술 및 수술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 침샘 내시경(Sialoendoscopy) : 내시경을 이용해 결석을 직접 제거합니다.
· 쇄석술 : 결석이 4mm 이상으로 클 경우 레이저나 충격파를 이용해 잘게 부수어 배출시킵니다.
· 이하선 절제술 : 모든 보존적·시술적 치료가 실패했을 때 마지막 수단으로 고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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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증성 및 자가면역성 이하선염의 치료
소아 재발성 이하선염과 쇼그렌 증후군은 초기에는 보존적 치료를 우선시합니다.
· 소아 재발성 이하선염
급성기에는 항생제나 단기 스테로이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식염수나 약물로 침샘관을 세척하는 침샘 내시경술이 효과적입니다.
· 쇼그렌 증후군
통증과 부종 완화를 위해 2주간 스테로이드를 서서히 줄여가며 투여합니다. 반복적인 폐쇄를 막기 위해 침 분비 촉진제(필로카핀)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증상이 심하거나 전신 증상이 동반될 경우 메토트렉세이트, 리툭시맙 같은 면역 조절제를 고려합니다. 증상이 8주 이상 지속되면 비호지킨 림프종 발생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반드시 조직 검사를 시행해야 합니다.
□ 대사성 및 종양성 이하선염의 치료
· 대사성·약물성 이하선염
당뇨나 영양 상태 등 원인 질환을 관리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증상이 지속되면 필로카핀 투여, 보톡스 주입 혹은 드물게 수술적 제거를 시행합니다.
· 종양성 이하선염
이하선 종양은 수술적 절제가 원칙입니다. 종양의 성질과 위치, 안면신경과의 관계에 따라 수술 범위가 결정되며, 악성이거나 재발 위험이 크면 수술 후 방사선 치료를 추가로 진행합니다.
이하선염은 제때 적절한 치료만 받는다면 대개 예후가 좋습니다. 보통 7~10일 이내에 호전되며, 합병증 없이 완전히 회복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다만, 원인 질환에 따라 치료 기간과 양상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의료진의 권고를 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 합병증 및 심부 감염의 위험성
이하선염은 농양이 형성되거나 염증이 침샘 범위를 벗어나 주변 조직으로 퍼지면서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감염이 목 깊숙한 곳까지 확산되는 심부 감염으로 진행될 경우, 호흡 곤란이나 내경정맥의 패혈성 혈전정맥염처럼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 질환별 예후의 차이
· 소아 재발성 이하선염
침샘 내시경이나 침샘관 세척술 등을 통해 재발 빈도를 낮추고 증상을 완화하는 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 자가면역 질환 관련
쇼그렌 증후군 등 자가면역 질환에 동반된 이하선염은 기저 질환이 얼마나 잘 조절되느냐에 따라 경과가 달라집니다.
· 침샘 악성 종양 (침샘암)
전체 생존율은 약 65~75% 정도로 보고되지만, 종양의 종류, 림프절 침범 및 전이 여부에 따라 차이가 큽니다. 특히 진단 당시 이미 안면신경 침범이나 마비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예후가 좋지 않은 편입니다.
□ 이하선염의 예방
급성 이하선염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MMR(홍역·유행성 이하선염·풍진) 백신을 접종하는 것입니다. 그 외에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는 이하선염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 다음과 같은 생활 수칙을 권장합니다.
· 수분 섭취 : 입안이 마르지 않도록 충분한 물을 마십니다.
· 구강 관리 : 올바른 양치질과 정기적인 검진으로 구강 청결을 유지합니다.
· 개인위생 : 손을 자주 씻어 바이러스 및 세균 감염을 차단합니다.
· 영양 관리 : 균형 잡힌 식단을 통해 면역력을 높입니다.
· 금연 및 금주 : 침샘 건강에 해로운 흡연과 과도한 음주를 피합니다.
· 안전한 성생활 : 감염성 질환 전파 방지를 위해 안전한 성생활을 실천합니다.
HIV 감염 시 나타나는 이하선염은 일반적인 염증과 달리 통증이 없는 만성적인 부종이 특징입니다. 이는 면역 체계의 변화로 인해 이하선 내 림프 조직이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면서 '양성 림프상피성 낭종(BLEC)'이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낭종성 비대는 HIV 감염의 주요 초기 징후 중 하나로 간주되므로, 원인을 알 수 없는 이하선 부종이 지속될 경우 정확한 진단을 위한 HIV 선별 검사가 반드시 권고됩니다.
치료는 일차적으로 기저 질환을 조절하는 항레트로바이러스 요법(HAART)을 시행하며, 대개 전신 바이러스 수치가 안정됨에 따라 이하선의 크기도 자연스럽게 감소합니다. 다만, 치료 후에도 증상이 지속되어 미용상 혹은 기능적 불편함이 크다면 흡인술이나 수술 등 추가적인 국소 처치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쇼그렌 증후군은 면역 체계가 자신의 침샘과 눈물샘 등을 공격하여 만성적인 염증을 일으키는 자가면역 질환으로, 이하선염은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매우 특징적인 임상 증상입니다. 자가면역 반응에 의해 이하선 조직이 손상되면 침 분비가 현저히 감소하면서 입안이 극심하게 마르는 구강 건조증과 함께 이하선 부위가 반복적으로 혹은 만성적으로 비대해지는 양상을 보입니다. 일반적인 세균성 이하선염과 달리 통증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염증이 장기화될 경우 침샘관 내에 결석이나 점액 플러그가 생겨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이하선의 부종이 8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에는 비호지킨 림프종과 같은 악성 종양의 발생 위험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전문의의 정밀한 진단과 체계적인 추적 관찰이 중요합니다.
한쪽 이하선을 제거하더라도 침 분비에는 큰 지장이 없습니다. 우리 몸에는 턱밑샘, 혀밑샘 등 다른 주요 침샘과 수백 개의 소침샘이 있어 수술 후에는 이들이 부족한 침 분비량을 대신 보충하는 보상 작용을 하기 때문입니다. 수술 초기에는 마른 음식을 섭취할 때 입안이 다소 뻑뻑하다고 느낄 수 있으나 대개 시간이 지나며 적응되거나 수분 섭취를 통한 조절이 가능합니다. 침 분비보다는 오히려 귓불 주변의 일시적인 감각 저하나 식사 시 수술 부위 피부에서 땀이 나는 프레이 증후군 같은 신경 재생 과정의 변화가 더 체감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들 역시 대부분 시간이 흐르며 안정되거나 적절한 처치로 관리가 가능합니다.
이하선염은 이하선(귀밑샘)에 생긴 모든 염증을 통칭하는 포괄적인 진단명이며, '볼거리'는 그중 특정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하는 '유행성 이하선염'을 일컫는 말입니다. 즉, 이하선염이라는 큰 범주 안에 볼거리가 포함되어 있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이하선염은 세균 감염이나 침샘 결석, 면역 질환 등 다양한 원인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볼거리는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가 원인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따라서 귀밑이 부어오르는 증상은 같더라도 정확한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과 전염 여부가 달라지므로 전문의의 진단을 통해 이를 구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