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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칼럼

암 치료의 대세 면역항암제

우리 몸에는 면역세포가 존재한다.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된 세포를 인지하면 공격하여 죽이는 것이다. 이를 암치료에 이용한 것이 종양 면역치료다. 기존의 종양 치료는 암세포를 제거하거나 직접 공격하는 방법을 주로 사용하였다. 하지만 오늘날 면역치료는 인체 내에 존재하는 면역세포가 최대한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종양 면역치료는 ▲생체 내의 능동적인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종양백신, 면역보조제, 면역물질(사이토카인 등) ▲면역 반응을 활성화시키는 면역 체크포인트 억제제 ▲실제 종양을 제거하는 세포독성 T 세포 혹은 NK세포를 주입하는 방법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면역치료는 ▲암세포를 절제하는 수술 ▲암세포처럼 빠르게 분열하는 세포를 죽이는 항암화학요법 ▲암세포를 파괴하고 성장을 멈추게 하는 방사선치료 ▲특정 표적이 발현된 암세포에 효과적인 표적치료 등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기존의 암 치료방법과 달리 인체에 존재하는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또 종양이 면역항암제에 반응을 하는 경우 뚜렷한 호전을 기대할 수 있는 확률이 높고, 같은 치료법을 다시 사용하였을 경우에도 치료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장점도 높게 평가 받고 있다. 이는 대다수의 표적 치료제 효과가 오래 지속되지 않으며 내성이 생긴 경우 같은 약제를 재사용해봐야 효과가 없는 것과 대비되는 것이다.

 


2013년 「사이언스」지는 종양 면역치료를 ‘올해의 혁신적 과학성과(Breakthrough of the year)’로 선정했다. 면역치료의 기반을 닦은 연구자들이 2016년 노벨생리의학상 후보로 다수 거론되기도 했다. 비록 선정되진 않았지만 종양 면역치료에 의과학계가 큰 기대를 걸고 있음을 확인하기에 충분했다.

 

악성 종양에 대한 면역반응의 존재에 대한 의문은 1891년 뉴욕암병원의 윌리엄 콜리 교수가 수술이 불가능한 암 환자에게 연쇄상구균 유기체 유래 물질을 주입하여 일부의 환자에서 종양이 완치되는 것을 발견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초기엔 콜리 교수의 발견을 믿지 않는 연구자들이 많았고 종양 면역치료의 효과에 대한 논쟁이 끊이지 않았지만, 오늘날에는 면역 체크포인트 억제제의 치료 효과가 입증되고, 종양 내에 면역세포가 많이 존재하는 환자들이 좋은 예후를 보이며, 유전체 시퀀싱 기술의 발달로 종양의 특징을 분석할 수 있게 되면서 종양 주위에 침윤하고 있는 면역 세포들, 특히 세포독성 T 세포의 중요성이 널리 인정받고 있다. 

 


세포독성 T 세포는 종양세포를 공격하는 가장 대표적인 면역세포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항원에는 반응하지 않고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된 세포가 표면에 발현하는 항원을 인지하면 감염된 세포를 공격하여 죽인다. 암세포는 다양한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다. 암세포가 인체에 없었던 새로운 종류의 항원을 발현하면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이를 공격하게 된다. 하지만 암세포는 면역세포의 기능을 저하시키는 다양한 기전을 가지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면역 체크포인트 단백질(PD-1 등)의 발현이다. 암세포는 이를 통해 면역세포의 공격을 피하고 인체 면역체계 안에서 살아남아 증식하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면역항암제 연구 결과, 면역 체크포인트의 작용을 억제하는 면역항암제(이필리무맙, 니볼루맙, 펨브로리주맙 등)가 진행성 흑색종, 폐암, 림프종, 신세포암, 방광암 등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따라 2014년 14억 달러에 불과했던 면역항암제 시장은 2020년 276억 달러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종양 면역치료법의 개발은 쉽지 않다. 종양 자체도 복잡한 특성을 가지고 있지만 면역세포 역시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한 종류의 세포라도 그 분화 정도에 따라 담당하는 역할이 매우 달라서 각각을 분리하여 접근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종양 연구에서는 마우스를 이용한 연구를 많이 진행한다. 면역이 저하된 마우스에 인간의 종양을 이식하는 환자유래 암조직 이종이식 기반 전임상 모델이 그 예다. 이는 종양 치료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데 기여했지만, 면역 저하 마우스에는 인체에서와 같은 면역세포가 존재하지 않는 등 인간을 대상으로 한 실험과는 큰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면역항암제 연구에 바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면역치료제는 생존 가능성이 매우 낮은 암환자에게 직접 적용하는 방법을 통해 효과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 또한 면역항암제 연구가 다른 치료제에 비해 난이도가 높은 이유다. 


면역치료에도 부작용이 있다. 이는 대개 증가된 면역세포들의 활성과 분비 물질에 의해 정상세포들이 영향을 받게 되면서 나타난다. 따라서 ▲면역 치료에 좋은 반응을 보이는 환자를 선별할 수 있는 바이오 마커를 개발하고 ▲면역 반응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다른 치료제와의 병용요법을 개발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일 것이다. 2013년에는 장내 미생물이 종양 주위 미세환경에 영향을 줘서 항암 면역반응에 변화를 줄 수도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는 유전체 시퀀싱 기술의 발전에 의해 장내 미생물 분석이 가능해지면서 얻어진 성과이다. 면역치료를 포함한 항암 치료의 효과뿐만 아니라 종양이 발생하는 기전에도 이들 장내 미생물의 역할이 클 것으로 보고 있지만 역시 다양한 종류의 미생물이 장기별 암의 발생 및 치료반응에 대해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규명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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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희진

    병리과,유방암클리닉,유방암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