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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칼럼

소를 잃었어도 외양간을 고쳐야 하는 이유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일이 이미 잘못된 뒤에는 손을 써도 소용이 없음을 비꼬는 말이죠. 그렇지만, 삶이라는 것을 곰곰이 돌이켜보면 소를 잃었어도 외양간을 고쳐야 하는 경우가 훨씬 많은 것 같습니다. 그 까닭은 같은 잘못을 반복하는 경우 뼈저린 후회를 하게 되며, 더 큰 노력을 하여도 돌이킬 수 없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일 겁니다.

 
당뇨병에 걸렸다는 것은 건강을 잃은 것이므로 소를 잃은 것과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건강의 일부를 잃은 것이므로 여러 마리의 소들 중 한 마리를 잃었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결국, 남은 소들을 지키기 위해 외양간은 당연히 고쳐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외양간을 고치기 귀찮아하거나 “설마, 소를 또 잃겠어?”라는 생각으로 지내시는 분들이, 더 많은 소를 잃게 되면서 당뇨병성 신증으로 신장내과에 오시게 되는 것입니다.

 

당뇨병성 신증은, 오로지 혈당만이 문제이던 당뇨병 시절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여 생기는 합병증으로, 단백뇨를 초기 증상으로 하며 수명 연장과 함께 그 빈도가 증가하는 질환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신장내과에 오시면 “투석만은 안 할 수 있게 해달라.”며 외양간을 고치실 적극적인 의사를 보이신다는 겁니다. 중요한 것은 외양간을 고치는 데도 원칙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는 철저한 혈당 조절(당화혈색소 7% 미만)과 혈압 조절(125/75 mmHg 이하), 고지혈증의 치료(우리 몸에 해로운 콜레스테롤인 저밀도 스테롤 100 mg/dL 미만), 당뇨 식사의 준수 및 근육량을 늘리려는 꾸준한 유산소 운동 등이 해당됩니다.

 

단백뇨 단계에서 회복되지 못하면, 신장의 노폐물 제거 능력이 떨어지게 되며 오줌 성분이 혈액 내에 쌓이게 됩니다.
신장의 노폐물 제거 능력은 사구체 여과율 로 표시하는데 30 ml/min 근처에 도달하면, 당뇨병 위주의 식사가 아닌 만성신부전 식사로의 변경, 빈혈의 치료 및 각종 성분의 교정과 같은 적극적인 신장내과적 치료가 요구됩니다.

 

이 시점의 치료 목표는 신기능 저하 속도를 늦추면서 신기능의 부분적인 회복을 돕는 것입니다.

하지만, 단백뇨가 심할수록 신기능의 저하 속도가 빨라 아무리 열심히 치료하여도 신기능의 소실을 막을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이 단계에 도달하지 않도록 당뇨병 초기에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겠습니다. 사구체 여과율이 10 ml/min이하가 되면, 잃어버린 신기능을 대신할 투석이나 신장 이식이 필요하게 됩니다. 이 상황에서는 잃어버린 신기능을 아쉬워하기 보다는 남은 여명을 보람차게 누리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 장재원님의 목록 이미지입니다.

    장재원

    신장내과,당뇨병센터

    당뇨신장병증클리닉,신장질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