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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칼럼

아마추어 전문가

                                                   

주변에서 접하는 의료인들 가운데 여가를 즐기기 위하여 시작한 취미 활동이 거의 전문가 수준에 달해 본업을 무색하게 하는 분들을 종종 본다.심심치 않게 언더파를 칠 정도로 골프에 탁월한 실력을 보이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개인 연주회나 전시회를 열 정도로 음악이나 미술에 심취해있는 분들도 있다. 오페라에 일가견이 있는 분들도 있고, 주식 관련 책자를 낼 정도로 주식에 식견이 높은 분들도 본다. 이들 가운데 적지 않은 분들이 매스컴 등을 통하여 유명세를 타기도 한다.

 

전공이 아닌 분야에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수준급 실력에 도달한 이 분들이 부러움의 대상이 되거나 화제의 인물로 부각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다. 하지만 간혹 유명해지는 정도가 지나쳐 해당 분야의 진짜 전문가들을 제쳐놓고 이 분들이 더 전문가로 인정받는 경우도 보는데, 이는 그리 바람직한 현상은 아닌 것 같다.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인가 자신의 전공과 동떨어진 분야에서 탁월한 솜씨를 보이는 분들에 대해서 경외의 눈길을 보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들은 결코 그 분야에서 프로가 아니다. 단지 아마추어 고수(高手)일 뿐이다.

 

의료인 가운데 골프의 최고 고수라고 자부해도 골프를 전공하는 중학교선수를 이기지 못할 것이고, 취미로 바이올린을 평생 연주했다 해도 바이올린을 전공하는 예술중학교 1학년 학생을 당해내지 못 할 것이다. 평소 노래에 자신만만하고 노래방만 가면 좌중을 압도하는 실력을 가졌다 해도 직업 가수나 성악가 앞에서는 감히 명함을 내밀지 못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프로와 아마추어는 비교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프로와 달리 아마추어는 아무리 노력을 해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 평소 척추에 관심이 있어 시중에 나와 있는 척추관련 책자를 다 구해서 몇 년 간 공부를 했다고 치자. 그가 척추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을까? 프로 척추 전문가인 척추외과 의사들이 보기에는 설익은 아마추어에 지나지 않을 따름이다.

민주화의 바람에 편승하여 언제부터인가 설익은 아마추어들이 사회 각 분야에서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고, 급기야 이들이 전문가로 인정받는 이상한 풍토가 조성되었다. 의료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의료와 관련된 여러 입법 과정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시민단체들이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사회가 더 성숙한 단계로 발전하려면 아마추어 전문가나 시민단체가 아닌 그 분야의 진짜 전문가들의 의견이 존중되어야 한다. 또한 자신의 전공 분야를 떠나 외도(外道)하는 사람들보다 자신의 전공 분야에서 소리 없이 일로 매진하는 사람들이 더 각광 받고 존중 받는 풍토가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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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춘성

    정형외과,척추측만증센터

    측만증(소아척추)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