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진
  • 진료예약
  • 예약조회
  • 병원안내
  • 건강 정보
예약 및 문의 1688-7575
메뉴열기

서울아산병원

serch
닫기

검색어 삭제 검색

메디컬칼럼

술이야기

저자 : 김계진

우리의 喜怒哀樂과 항상 함께 다니는 벗은 뭐니뭐니해도 술이 아닌가 싶다. 신의 선물이라고까지 불리우는 술은 종교적인 행사뿐만 아니라 사교적인 모임에서도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와인은 적절히 섭취할 경우 심장질환의 발생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까지 나와 애주가들에게 기쁨을 주고 있다. 그러나, 지나친 음주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이 매우 많으므로 술의 허용범위에 대해 논란이 많다.

 

기원전 6세기 까지 그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술은 그 역사만큼이나 종류와 맛이 다양하다. 세계각국에서 술이라기보다는 음료로 사랑받고 있는 맥주로부터 과실(주로 포도)을 자연 발효시킨 술인 와인은 장소, 시간, 용도 등에 따라 그 종류를 달리하여 마실 정도이고, 칵테일의 재료로 많이 이용되는 진, 곡류를 발효시킨 후 다시 증류한 증류주인 위스키와 과실을 발효시켜 증류한 브랜디, 감자를 원료로 발효시킨 후 증류하여 활성탄 여과과정을 거치는 보드카, ‘해적의 술’인 럼, 멕시코의 특산주인 데킬라 등이 있다.

 

술은 재료, 제조 및 숙성방법 등에 따라 구분이 되고, 맥주라고 해도 생산하는 지역이나 제조회사에 따라 매우 다양한 이름과 맛을 가지고 있으므로 전세계에 존재하는 술은 실로 그 수를 헤아리기가 어렵고 그 맛을 다 아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

 

술의 종류가 다양하듯이 술을 마신 후의 반응도 매우 다른데 이는 체내에서의 알코올 대사에 따른 반응 때문이다. 마신 술은 20 ~ 30 %정도가 위 점막을 통해 흡수되고 나머지는 소장에서 흡수된다. 흡수된 술은 간에서 아세트알데히드로 전환되어 아세트알데히드 탈수소 효소에 의해 분해되는데 술을 마시고 얼굴이 빨개지거나 빨리 취하는 사람은 이 효소가 체내에 부족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남성에 비해 여성이, 젊은 사람에 비해 나이가 많을수록 알코올 분해 효소량이 적어 혈중 알코올 농도가 높아진다. 또한 공복 시 보다는 식후나 식사와 함께 술을 마시는 경우,알코올이 3배 정도 천천히 흡수된다고 한다.

 

인종에 따라서도 알코올 분해능에 차이가 있다. 한국인을 포함한 동양인의 경우, 알코올 분해효소의 유전적 돌연변이가 존재하여 술을 한잔만 마셔도 아세트알데히드가 축적되어 얼굴이 빨개지는 홍조증을 나타내는 것이다. 혈중 알코올농도에 따라 행동의 변화가 나타나는데, 0.02 ~ 0.03 % 정도이면 기분이 좋아지는 상태가 된다. 그러나 0.08% 정도가 되면 혀의 움직임에 둔화가 나타나 정확한 발음이 어려워지며 자신감이 생겨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하고 0.1%이상이 되면 균형 감각이 떨어지며, 0.2% 정도면 운동조절능력이 상실된다.

 

필름이 끊긴다는 “블랙아웃” 현상은 알코올이 뇌의 새로운 사실을 기억시키는 신경수용체의 활동을 차단하기 때문으로, 이 수용체가 차단되면 뇌의 신경세포사이의 메시지 전달자인 글루탄산염의 활동도 멈추게 되어 새 메세지 전달과 저장이 이루어지지 않고 하얀 공백의 시간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간에서 알코올을 분해할 수 있는 양은 개인적인 차이는 있으나 대략 1시간에 7 ~ 10g 정도로서, 소주 1병 정도를 마셨을 경우 체내에서 알코올이 모두 제거되려면 10시간이 경과해야 된다는 결론이다.

 

알코올은 1g 당 7kcal의 높은 열량을 내는데 애주가들의 대부분이 허리둘레가 늘어나는 이유는 섭취한 알코올의 열량이 체내에 축적되는 것이 아니라, 알코올의 열량은 모두 소모되고 술 이외에 섭취한 음식의 열량이 체내에 축적되는 것이므로 맥주를 마시면 살이 찌고 위스키 등의 독주는 살이 안찐다는 것은 잘못된 상식이다. 맥주 1병(500cc)의 열량은 240kcal이나, 생맥주는 500cc에 190kcal의 열량을 내고, 이에 비해 알코올 도수가 높은 소주 1병(360cc)은 520kcal 정도의 열량을 낸다. 따라서 술의 종류보다는 음주의 양(알코올 섭취량)과 안주의 종류가 체중 증가와 깊이 관련된다.

 

술은 모임의 분위기를 무르익게 하는 중요한 요소이나 우리나라에서는 독특한 음주문화들이 있어 오히려 모임의 분위기를 해치고 건강을 상하게 하는 경우가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일명 폭탄주로, 양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이 술은 이들의 첨가물들이 화학적인 상호반응을 하여 숙취를 조장하고 쉽게 취하게 한다. 숙취 해소를 위해 음료수를 마시거나 커피를 마시는 경우가 있는데 탄산음료나 이온음료 등은 알코올의 흡수를 촉진하는 작용을 하고 커피의 카페인 오히려 판단력을 흐리게 하고 간에서의 해독작용에 부담을 초래한다.

 

술에 취해 갈증이 날 때에는 물이나 우유를 마시는 것이 낫고 숙취해소를 위해서는 사우나보다는 따뜻한 물로 샤워한 후 적절한 음식을 섭취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해장국은 단백질과 철분이 풍부히 들어있고 콩나물에 함유된 아스파라긴산은 알코올 분해효소의 생성을 도우므로 숙취해소에 도움이 된다. 녹차잎에 있는 폴리페놀은 아세트알데히드 분해에 도움을 주며 감나무잎의 탄난성분은 위점막의 수축으로 위장을 보호하고 숙취를 줄여줄 수 있다. 그 이외에 꿀물, 유자차 등이 숙취해소에 도움이 되는 음식이다.

 

적절한 음주는 생활에 활력을 주는 즐거움이 될 수 있으나 그 정도가 지나치면 자제력과 판단력을 잃게 되어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건전한 음주문화로 좋은 벗을 잃지 않도록 해야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