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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칼럼

당뇨병, 민간요법의 허와 실

 

외래 진료 시 경험한 일이다. 평소 경구 혈당강하제 복용으로 혈당조절이 비교적 잘되고 있던 환자가 갑자기 혈당이 상승하여 외래를 방문하였다. 환자는 대학교육까지 받은 중년의 남자로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있는 편이었다. 5년전 우연히 건강검진을 통해 당뇨병 진단을 받았고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나름대로 당뇨병 관리에 노력을 하고 있는 환자였다.

 

나는 ‘요즘 특별히 몸에 좋다는 것을 드셨느냐’고 물었더니, 환자는 최근 친지의 권유로 흑염소를 먹고 있다고 하면서, 그것을 어떻게 알았느냐고 반문하였다. 많은 환자들이 보신을 위해 민간요법을 하고 있지만 잘못된 민간요법으로 당뇨병 관리가 어렵게 되는 것을 많이 경험한터라 쉽게 원인을 찾을 수 있었노라고 하였다. 환자는 혈당이 악화된 원인이 잘못된 민간요법 때문이라는 것에 수긍하였고 다음 방문 시 환자의 혈당은 다시 정상화되었다.

 

당뇨병 환자가 급증을 하고 있다. 당뇨병 자체에 소요되는 경비도 1년에 수 천억원이 들어가는데, 당뇨병으로 인한 합병증, 즉 백내장, 녹내장, 망막증, 신장 합병증, 신경병증, 뇌졸중, 협심증 및 심근경색증 등의 치료에 쓰이는 의료비 지출을 감안하면 당뇨병으로 인한 경제적인 손실은 실로 엄청나다.

 

이런 경제적 손실에 한몫을 하고 있는 것이 민간요법이다. 현재 시중에 소개되고 있는 당뇨병 관련 민간요법은 먹는 종류가 165종, 지압, 자석요법 등 기타 요법이 7종 이상으로, 본인도 모르는 민간요법까지 합하면 수백 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표적인 몇 가지를 소개하면 해당초, 질경이, 쇠뜨기 등 풀 종류, 당두충, 원두충 등 나뭇잎, 도토리, 검정콩, 구아주카마(브라질산 곡류), 영지버섯 등이 있고, 동물성으로는 누에, 번데기, 굼뱅이, 개소주, 소 췌장, 붕어, 두꺼비, 달팽이, 사람태반, 자신의 오줌 등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본인이 군의관으로 근무 시 모 장군이 당뇨병을 앓고 있었는데, 생 무가 당뇨병에 좋다는 동료의 말을 듣고, 매일 무를 직접 시장에서 사와서 (정성이 있어야한다는 믿음 때문에)복용했는데, 그 분의 공관 뿐 아니라 그 분 주변에만 가도 무 냄새가 진동했던 웃지 못할 기억이 생생하다.

 

이런 민간요법의 문제는 실제 효과도 없는 방법에 많은 시간과 돈을 낭비할 뿐 아니라, 더욱 중요한 것은 환자들이 민간요법을 하면 획기적으로 당뇨병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당뇨병 관리를 소홀히 하게되어 그 상태가 더욱 악화된다는 문제이다.

 

당뇨병은 아직까지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의사의 진료를 받으면서 평생 환자 본인이 자기 생활 속에서 관리를 해야하기 때문에 당뇨병을 정확히 알게 하는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당뇨병 환자들이 흔히 잘 못 알고 있는 기본적인 상식들이 많이 있다. 쌀밥은 먹으면 안되고 잡곡밥은 많이 먹어도 된다는 것은 대표적으로 틀린 생각이다.

 

칼로리가 같으면 곡류는 서로 교환해서 먹어도 상관이 없다. 술의 경우에도 소주나 양주는 되고 맥주나 막걸리는 안 된다는 것도 아마 술을 좋아하는 환자가 지어낸 핑계일 것이다. 당뇨병 교육 시 환자에게 술 종류에 상관없이 과음은 해롭다고 하니까, 어떤 환자는 그럼 과일주는 괜찮지 않느냐고 집요하게 질문했던 기억이 난다.

 

또 운동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망막증으로 인해 망막에 출혈이 있는 환자가 열심히 운동을 한다면 매우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최적의 당뇨병 관리를 하려면 환자는 지속적인 교육을 받아야 하고, 자기 신변의 변화를 항상 의사와 상의하는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다.

 

요즘에는 여름에 해변의 모래에 화상을 입거나, 겨울에는 찜질방이나 사우나에서 화상을 입는 환자들이 많다. 스키장이나 산행에서 동상에 걸려 오는 환자도 많이 있다. 신경합병증이 있는 환자는 이런 점을 잘 감안해서 항상 손으로 온도를 확인하고, 발을 하루에도 여러 번 살펴보는 습관이 중요하다. 또한 추운 날씨에는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증과 같은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있으니, 무리한 운동을 삼가는 것이 좋다.

 

당뇨병은 우리 주변에 매우 흔한 병으로 이제 더 이상 당뇨병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창피하게 여겨 숨기지 말고 주변에 알려서 평소 생활에서 주변 사람들로부터 당뇨병 관리에 도움을 받는 것이 더 현명한 생각이라고 여겨지며, 일반인도 당뇨병 환자처럼 절제된 생활을 하면 더 오래 살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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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중열

    내분비내과,당뇨병센터,장기이식센터

    당뇨병,비만